|
Finca Libre in Nicaragua |
최근에는 커피 수확에 여러 단계 중 가공Processing 이란 부분이 크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가공이라 함은 '커피 체리 수확 이후 부터 건조가 끝나는 시점'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자연건조Natural, 수세식Washed 가공 방식을 시작으로 펄프드 네츄럴Pulped-natural, 세미 워시드Semi-washed, 허니 프로세싱Honey 등 다양한 가공 방식 파생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무산소 발효Anaerobic-fermentation, 탄산침용Carbonic-maceration 등 스페셜티 커피 농장 특유의 고유한 방식, 마케팅 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가공 방식의 디테일을 살펴보면 모든 가공 방식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건조하다 마지막에 수세식 방법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고, 수세식 가공 중 발효 과정에서 효모균을 이용하거나 발효 시간을 조절하는 등 세밀한 부분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전통적인 두 가지 가공 방식(자연건조와 수세식)과 점액질을 남기고 건조하는 허니 프로세싱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
Natural processing in Guatemala |
자연건조는 물이 부족하고 서늘한 국가에서 시작 됐습니다. 간단하게 커피 체리 수확 후 바로 햇볕에 말리는 방법입니다. 커피 체리는 약 65%의 수분율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로스팅 하기 직전 생두는 약 10~13% 정도의 수분율을 갖고 있습니다. 가공에서 건조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65%의 수분율을 가진 체리를 약 13% 미만으로 낮추는 작업을 가공의 과정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수분 활성도에 따라 다르지만 13% 이상의 수분율은 곰팡이 생장의 위험이 있어 커피 생두는 13% 미만으로 건조합니다. 로스팅 된 원두는 포인트에 따라 다르지만 약 2%의 수분율을 갖고 있습니다.
커피 체리는 수확 후 부터 바로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러기에 수확 직후 빠른 가공이 중요합니다. 파티오Patio 라 불리우는 땅에 말리거나 아프리칸 베드African-bed 라는 그물망 위에서 말리기도 합니다. 파티오에서 말리면 지열에 의해 조금 더 빠른 건조가 가능합니다. 건조하는 시간에 따라 생성되는 향미의 깊이와 품질이 다르게 나타나곤 합니다. 건조에서 중요한 점은 여러번 뒤집어 주어 모든 체리가 고르게 마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African-bed in Guatemala |
자연건조 가공 방식은 탈곡 직전까지 체리의 과육과 점액질이 달라붙어 있어 자연건조 특유의 농익은 과일의 풍미가 생성됩니다. 개성이 뚜렷하여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전통적인 가공 방식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 체리는 건조가 되면 될 수록 모든 체리의 색상이 비슷하게 변하여 건조 전 미성숙두를 포함한 결점두를 걸러 내야 좋은 품질의 커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연건조와 비교되는 수세식 가공 방식 같은 경우는 건조 전까지 결점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단계가 여럿 있어 조금 더 일관된 품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
Natural processing in Guatemala |
위 사진은 건조가 마무리되어 가는 체리 모습입니다. 수분율이 많이 줄어들어 말라 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건조가 마무리 되면 탈곡 과정을 거쳐 과육과 파치먼트를 제거하게 됩니다.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중미 지역에서 커피 재배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아프리카 보다 강수 확률도 높고 습한 기후 때문에 건조 중 체리가 썩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과육을 제거하고 커피를 건조하는 수세식 방식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
Pulper in Nicaragua |
수세식 가공 방식은 커피 체리 수확 후 과육을 제거하는 펄퍼Pulper를 통해 과육과 파치먼트를 분리해냅니다. 과육은 썩혀서 퇴비로 사용되고, 찐득한 점액질Mucilage이 달라 붙어 있는 파치먼트는 발효를 통해 점액질을 제거하고 건조와 탈곡을 통해 가공을 마무리합니다.
|
Channel in Nicaragua |
수세식 가공 방식에서는 채널Channel 이라는 긴 길을 만들어 돌과 나무가지, 미성숙 등을 골라냅니다. 채널이 길면 길 수록 더 세밀하게 불순물 제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세식 가공 방식에서는 펄퍼를 비롯해서 채널, 발효시키는 수조 등 자연건조 보다 더 많은 설비가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관리도 더 힘들고 설비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맛에 직결 되기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
Mucilage |
펄퍼로 과육을 제거한 파치먼트는 찐득한 점액질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점액질은 당분으로 미생물 활동을 통해 발효되며 점차 물에 씻기 편한 성분으로 변화합니다. 위 사진은 어느 정도 발효가 진행되어 미끌미끌한 성분으로 변한 모습입니다.
|
Fermentation in Honduras |
발효 수조에서 발효 중인 파치먼트입니다. 보통은 시멘트 혹은 타일로 이루어진 수조에 파치먼트를 넣어 두는 방식이며 기온과 미기후에 따라 발효 시간이 차이나고 너무 기온이 높은 곳은 물을 넣어 수중 발효를 시키기도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최근에는 발효 과정 중 효모균을 이용하여 독특한 향미를 생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세식 방식에서 발효는 점액질을 제거하여 탈곡하기 알맞은 상태로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점차 커피 자체의 개성과 향미 생성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
과르디올라 |
발효가 끝난 커피는 다시 한번 물에 세척하거나 건조를 하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자연건조 가공 방식과 마찬가지로 파티오에서 건조하거나 아프리칸 베드, 혹은 위 사진과 같은 과르디올라 라는 건조기에서 기계식 건조 방법을 이용합니다.
|
Parchment in Costa Rica |
건조 중인 파치먼트 상태의 커피입니다. 수세식 가공 방식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알맞은 발효 시간과 충분한 건조 시간입니다. 긴 발효 시간은 좋지 못한 커피 향미를 생성하고, 발효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더 깊고 풍부한 향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생두는 출하 전까지 파치먼트 상태로 보관하게 됩니다. 파치먼트는 수분을 유지해주고 생두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출하 일정이 생기면 드라이 밀Dry mill에서 탈곡과 은피Silver skin를 제거하는 작업을 거친 후 소비국으로 출발합니다.
중미 지역은 대부분 수세식 가공 방식으로 커피를 가공 해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점액질 제거 기계De-mucilage machine 이하 점액질 제거기가 발명이 되면서 허니 프로세싱에 관한 부분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발효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키고 큰 부피의 설비(수조)가 필요 없으며 불필요한 물 사용도 없는 장점을 가진 점액질 제거기는 비교적 부유한 국가인 코스타리카에서 각광 받게 되었으며, 코스타리카에 방문 했을 때 점액질 제거기를 이용하지 않는 스페셜티 커피 농장은 보지 못할 정도로 대부분의 농장에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점액질 제거기는 유격 조절을 통해 제거하는 점액질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이는 다양한 종류의 허니 프로세싱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
Honey processing in Costa Rica |
남긴 점액질의 함량에 따라 건조가 끝났을 때 색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가장 많이 제거하면 워시드와 비슷한 색상을 띄는 화이트 허니, 더 남기면 노란색으로 수렴하며 옐로우 허니, 많은 양의 점액질을 남기면 붉은 색을 띄는 레드 허니 등으로 디테일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이 후 건조 형태, 횟수, 기타 방법등을 통해 골든 허니, 블랙 허니 등 더욱 다양하게 세분화 되기도 하였습니다.
점액질을 남긴 상태에서 건조하기 때문에 수세식 가공 방식 보다 조금 더 풍부한 과일의 향미를 얻을 수 있었고,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자연건조 가공 방식보다 이점이 있어 코스타리카를 비롯한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
Patio in Honduras |
커피 체리를 가공하여 생두를 얻는 과정은 앞으로도 더욱 발달하고 다양한 방법들이 파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독특한 향미를 형성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긴 하지만 반대로 생산 국가의 떼루아Terroir를 느끼기 어렵게 하기도 합니다. 새롭게 각광 받는 가공 방식들은 풍부하고 개성 있는 향미를 생성하지만 전통적인 수세식 커피보다 보관 및 상미 기간이 짧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커피 체리가 온전히 소비국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험하고 길기만 합니다. 커피 체인 곳곳에 품질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항상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듯합니다. Quality is culture. 스페셜티 커피에서 품질은 곧 문화입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