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의 적정 추출 수율과 농도
커피 추출에 적당한 추출 수율을 18~22%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라비카 커피 같은 경우 약 28~30% 정도의 수용성 성분들을 갖고 있는데, 이 중 약 20% 내외를 추출 했을 때 가장 맛이 좋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를 '적정 추출 수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에서 제공해주는 Brewing Control Chart 입니다. 커피의 추출 수율과 농도, 제조 비율을 언급할 때 반드시 제시되는 이미지입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Ideal Optimum Balance' 구역에 알맞은 추출 수율은 18~22%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농도에 관한 부분은 커피를 소비하는 국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지만 추출 수율에 있어서는 큰 변함과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모든 산업에서 원재료의 추출 수율은 최종 생산물의 양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품질의 인스턴트 커피를 제조할 때에는 더 많은 양의 결과물을 제조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추출 수율을 뽑아낼 수 있는 원재료(로부스타, 리베리카)를 이용하곤 했습니다. 커피 산업의 질적 향상과 함께 소비자의 인식이 상승하며 그저 많은 양의 추출 수율을 얻는게 커피 품질에 좋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맛을 내는 추출 수율의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Ideal Optimum Balance' 구역에 알맞은 추출 수율은 18~22%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농도에 관한 부분은 커피를 소비하는 국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지만 추출 수율에 있어서는 큰 변함과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그럼 TDS 값이 10(농도 10%)에 달하는 에스프레소 상황에서 적정 추출 수율은 어느 정도 일까요? 커피 추출 수율과 농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한 뒤에는 반드시 측정이 있어야 그 개념을 명확히 정립할 수 있습니다. 고가의 TDS 측정기가 있어야하지만 추출자의 입장으로서 측정에 대한 경험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출 수율에 대한 이야기에서 앞서 저는 에스프레소에서 농도(TDS)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상황에선 압력을 이용하는 퍼콜레이션Percolation에 의해 수용성 물질 추출과 더불어 비수용성인 커피 오일이 에멀젼화Emulsification 되어 한 잔에 커피에 담기게 됩니다. 고형물질 및 지용성 성분들의 총량은 농도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에스프레소에서만 갖을 수 있는 촉감Texture, 구조감Structure, 향미Flavor 등을 위해 농도에 더 촛점을 두는 편입니다. 추출 수율과 더불어 크레마, 온도, 사용하는 잔 등 관능적인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많지만 농도가 전해주는 첫 인상은 충분히 강렬합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리스트레또와 룽고, 그리고 에스프레소 솔로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가끔 스페셜티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저희는 더블 리스트레또로 제공됩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여기서 더블은 '2인분 만큼의 커피 파우더를 사용한다' 라는 의미이지만 리스트레또는 어떤 커피를 의미할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한 잔 분량에 약 7g의 커피 파우더와 30g 정도를 추출하는 이탈리안 에스프레소를 기준으로 지금 스페셜티 커피에서 주로 사용하는 18~20g의 커피 파우더 사용 36~40g정도 1:2 제조 비율Ratio의 레시피를 보면 충분히 리스트레또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21g 정도 까지 커피 파우더를 사용하면 '트리플 리스트레또'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추출 양, 시간이란 기준 보다 조금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이야기를 하면 농도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있습니다.
위 표는 VST inc에서 제공하는 Coffee Tools 프로그램 PC 버전입니다. 파란색 구역은 VST에서 제공하는 에스프레소 상황의 'Ideal Optimum Balance' 구역입니다. 18~21% 정도의 적정 추출 수율을 권장하고 농도에 따라 5~8%는 룽고, 8~12%는 노말(에스프레소), 12% 이상은 리스트레또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1:2 제조 비율을 이용하는 에스프레소 추출에선 원두의 로스팅 포인트를 막론하고 12% 이상의 농도를 갖긴 어렵습니다. 관능적인 평가가 더해지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농도 기준을 제시하면 약 25~6g의 커피를 사용해서 부피 기준 25ml를 추출한다는 '폴 바셋' 카페 정도만이 리스트레또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부르는 명칭의 기준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습니다.
다시 에스프레소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가 TDS 측정기를 구매하기 전, 매장에서 동료 바리스타들과 함께 만드는 에스프레소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당연히 18~22% 정도 범주 안에 드는 적정 추출 수율의 커피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TDS 측정기 구매 후 측정해본 결과는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 추출 수율이 18%를 넘기가 힘들었습니다. 정확히는 거의 넘을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 샷 글라스의 눈금, 부피 기준으로 측정하는 에스프레소의 오차 범위가 매우 넓었습니다.(로스팅 날짜, 가공 방식, 로스팅 포인트 등 크레마를 포함한 추출 액의 부피를 결정 짓는 수 많은 변수로 인해) 포터 필터에 담는 양은 저울을 통해 매번 측정하여 고정되지만 추출 양의 차이는 꽤나 컸습니다.
추출에 사용되는 커피 파우더 양이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추출 양은 단순히 농도를 제어한다고만 생각할 순 없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에 있어서 사용하는 물은 온도와 압력 에너지를 동시에 갖는 큰 에너지원입니다. 추출 양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 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커피 파우더에 가해졌다는 의미이며 더 많은 양의 퍼콜레이션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농도의 감소, 추출 수율 증가와 더불어 맛의 뉘앙스에도 많은 부분에 영향이 있고, 더 나아가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는 음료(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등)의 맛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기준으로 잡은 세팅의 농도와 추출 수율을 위해서는 추출 되는 에스프레소의 양을 무게 기반으로 제어해야 된다는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대부분 커피 매장의 바리스타들은 로스터와 분업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스터도 마찬가지이지만, 바리스타들도 지금 추출하는 원두를 내가 잘 추출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 이 커피가 가지고 있는 잠재 가치를 충분히 발현시켜 음료에 담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도 많습니다. 처음 제가 만드는 에스프레소에 커피 추출 수율을 측정했을(약 17.xx%) 때 충격은 잠깐이었고, 18%, 19%, 20% 이상, 아직 내가 표현하지 못한 이 커피의 잠재 가치가 많다는 사실에 설레였습니다. 그 이후 더 높은 추출 수율을 경험해보기 위해 바스켓, 샤워 스크린, 제조 비율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이 있었고, 현재는 결과적으로 약 19.xx% 정도의 추출 수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추출 수율을 측정하는 것은 커피가 가진 향미를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아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잠재 가치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혹은 전혀 다른 환경에 커피를 추출할 때 관능 평가만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중요한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다 아는 것과 같이 동일한 원재료로 같은 추출 수율, 농도를 얻어도 맛은 전혀 다르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추출 수율과 농도는 관능 속성과 연결되는 수 많은 변수 중 몇 가지일 뿐입니다.
다시 위에 Coffee Tools 이미지를 참고해주세요. 보라색 구역은 제가 설정한 저만의 'Ideal Optimum Balance' 입니다. 세로 축인 농도 구역은 조금 더 좁고, 가로 축인 적정 추출 수율에 관한 범위는 더 넓은 편(16%~)입니다. 다양한 에스프레소 추출 경험의 교집합이 모이면서 만들어진 범위인 듯합니다. 실제로 맛있게 먹은 에스프레소 중 추출 수율이 낮은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농도는 어느 정도 나와야 에스프레소의 특징이 더 잘 나타났습니다. 커피 케이크가 압착되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에스프레소 추출 상황에선 퍼콜레이션이 주요 추출 원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 필터 바스켓의 제조사 별로 IMS, VST / 포터 필터 지름 54mm, 58mm 라는 두 가지 변수를 이야기하면, IMS 바스켓이 VST 바스켓 보다 필터가 가지고 있는 저항력이 큽니다. 같은 30초라는 시간을 기준으로 동량의 에스프레소를 추출 했을 때 IMS는 더 굵은 분쇄를 사용합니다.
58mm, 54mm의 지름 사이즈를 비교했을 때, 커피 케이크 상단에 작용하는 압력의 값은 표면적이 넓은 58mm 지름에서 더 크게 작용합니다. 역시 같은 시간 동량의 에스프레소를 사용했을 때 54mm 지름의 포터 필터에서 더 굵은 분쇄를 사용합니다. 제 경험상 EK43 그라인더 사용을 제외하고, 1:2 제조 비율, 30초 내외 추출을 기준으로 봤을 때 퍼콜레이션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58mm with VST 바스켓 조합이 되어야 20% 가까운 추출 수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추출 수율에 관점에서만 보면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관능적인 평가는 전혀 다릅니다. 실제로 저는 최근에는 54mm 지름 포터 필터에서 느낄 수 있는 클린 컵과 밸런스에 매료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누군가가 1000만원대 에스프레소 머신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면 저는 달라코르테의 XT를 열심히 추천하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상황에서 적정 추출 수율과 농도에 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길어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저는 에스프레소에서 추출 수율은 보다 자유롭게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환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변수에 굉장히 민감히 반응합니다. 관능 속성에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가치는 농도라고 생각하며 로스팅 포인트에 따라 느껴지는 향미의 강도가 다르니 적합한 농도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고민을 담았고, 두서 없는 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깔끔하고 멋진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