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duras.



Santiago de Puringla, La paz. Honduras.

온두라스의 서쪽, 라 파즈La paz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푸링글라Santiago de Puringla 지역에 방문했습니다. 이 곳은 바냐데로스를 비롯해 엘 시프레, 엘 피노 등 많은 농장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온두라스 커피 산지는 미기후Microclimate가 발달하여 인접해 있는 농장이더라도 커피 체리의 점액질 발효 및 건조 시간이 신기할 정도로 달랐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본 푸링글라는 다른 커피 산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요. 숨이 막힐 듯 뻗어 있는 산세에 압도되기도 했고, 1700m 이상 높은 고도에서 한 번씩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기도 했습니다.


Santiago de Puringla, La paz. Honduras.

우리가 생산자들을 만나러 농장을 옮겨 다닐 때마다 다른 농장의 생산자들도 함께 이동하게 되었어요. 그 들은 우리와 함께 이동하면서 커피 재배에 관련된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품질의 기원은 어디이고,진정한 품질의 유지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더 상위에, 근본적으로 생성되는 품질은 생산자, 커피나무의 재배에서부터 시작되며 그 커피가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었다가 다시 소비자의 의견이 되돌아와 생산자에게 전달되는 현장을 보고 있게 되었어요. 이 것이 다이렉트의 순기능이라고 생각했고, 커피의 품질이 유지, 보완, 진보되는 과정을 눈 앞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 가슴 뛰는 순간에 함께라는 생각에 기뻤고, 이 순간들을 잘 간직해서 한국으로 돌아가 바리스타라는 제 포지션에서 소비자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건조 중인 파치먼트

라 파즈는 Catimor를 비롯하여 IH-90, Lempira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품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로부스타 교배종인 품종들은 파치먼트에 점액질이 더 강하게 달라 붙어 있어, 워시드 가공 중 발효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미기후가 다양하게 발달하여 농장 마다 발효에 필요한 시간이 달랐습니다. 또한 온도 유지에도 큰 차이를 보여 수중에 발효하는 Wet-fermentation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방금 수확한 커피 체리

스페셜티 커피의 미래는 하이브리드 품종이 주목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점액질 제거나 커피 체리 수확 타이밍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하이브리드 품종이지만 앞으로 나타날 잠재가치는 더 커보입니다. 전세계 적으로 유명한 하이브리드 품종(카스티요Castillo, 렘피라Lempira 등)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에게 인기가 적은 편입니다. 향미Flavor의 발현이 일반 아라비카 커피보다 떨어진다는 편견이 대부분인데요, 개인적으로 재배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다르게 나타나는 듯합니다. 중미 지역은 로야Roya, Ceffee Leaf Rust로 피해가 극심했는데 하이브리드 품종들은 거의 피해가 없기도 했습니다. 파라이네마Prainema같이 낮은 지대에서 놀라운 향미를 보이는 품종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발효 중인 파치먼트

커피 관련된 서적 중 가장 유명하며 Andrea Illy 와 Rinantonio Viani가 저술한 <Espresso Coffee; The science of quality> 첫 장, 첫 단락에 보면 ‘Quality is culture’ 곧 ‘품질은 문화’ 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커피업계가 열광하며 동참하고 있는 이 품질이란 문화에 저도 함께이고 싶었습니다. 바리스타로서 최종 소비자에게 커피를 전할 수 있는 건 큰 기쁨이고 영광이라 생각해요. 이런 기쁜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커피 추출 품질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궁금하여 찾다 보니 품질이란 이름 아래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었고, 커피 추출을 시작으로 로스팅을 넘어 품질이 시작되는 근본적인 것들이 알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산지에 방문하는 것을 꿈꾸고 많은 가치를 찾고, 또 찾아 나선 것 같습니다.

산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커피는 열정의 여행이다 Coffee is journey of passion' 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곳곳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함께하고 있는 커피, 함께 즐겁게 즐겨주세요!